마요네즈·크림 등을 섞은 퓨전 한식 인기
매운맛 중화·익숙한 맛으로 한식 소스 확장
김치볶음밥 [123RF] |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마요네즈가 김치볶음밥을 더 맛있게 만듭니다.”
최근 미국의 푸드매체 테이스팅테이블이 전한 기사 내용이다. 한국인에겐 ‘왜 마요네즈를 뿌려?’라는 의문이 들 수 있으나, 미국인은 김치볶음밥의 매콤함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 때 마요네즈는 그 매운맛을 중화해주는 역할을 한다. 동시에 김치볶음밥을 부드럽게 하면서 현지인이 선호하는 크리미한(크림같은) 식감까지 만들어낸다.
매체는 김치볶음밥에 대해 “매운맛과 짠맛, 고소함, 감칠맛, 단맛이 모두 들어있는 맛있는 요리지만, 더욱 풍부하고 크리미한 맛을 즐기려면 마요네즈를 넣으라”고 소개했다.
조리 방법은 두 가지를 제안했다. 우선 팬에서 간장, 고춧가루 등으로 소스를 만들 때 마요네즈를 넣으면 된다. 또 다른 방법은 완성된 김치볶음밥에 마요네즈를 뿌려 먹는 것이다.
매체 소개처럼 최근 미국에서는 퓨전(fusion·함께 섞어 새롭게 만든 것)으로 즐기는 한식 요리가 주목받고 있다. 김치볶음밥처럼 김치를 이용한 한식 요리에 마요네즈나 크림 등을 섞어 먹는 방식이다. 현지인이 맵기를 쉽게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미국의 푸드 매체가 까르보나라 파스타에 고추장을 넣으면 풍미를 올릴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테이스팅테이블 홈페이지 캡처] |
거꾸로 양식 요리에 고추장이나 김치 등 한식 재료를 넣는 방법도 있다. 한국 소스를 가미해 익숙한 요리에서 보다 새로운 풍미를 즐길 수 있다. ‘김치 버거’가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 프랜차이즈 업계가 일찍부터 김치소스를 활용했던 방식이다. 미국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도 지난 2021년 고추장과 마요네즈를 넣은 한국식 치킨 버거를 선보여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버거 외에도 까르보나라 파스타에 고추장을 넣거나, 치즈 샌드위치에 김치를 넣어먹는 등의 레시피도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현지 매체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고추장 소스가 까르보나라에 매운맛을 더해주면서 복합적인 풍미를 끌어올린다고 소개되고 있다.
이러한 레시피는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에 얼마든지 접목할 수 있어 활용성이 높다. 특히 트렌드가 빠른 뉴욕에서는 빵에 김치잼을 발라먹거나, 피자에 김치 가루를 뿌려 먹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동원홈푸드 ‘김치 치폴레 마요’, ‘김치 페스토 소스’ [동원홈푸드 제공] |
국내 업체들도 이러한 트렌드에 대응하는 중이다. 대상은 김치를 햄버거, 샌드위치, 비스킷 등에 발라먹을 수 있도록 잼 타입의 ‘김치 스프레드’를 개발했다.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에서 큰 인기를 얻은 푸드컬쳐랩의 ‘김치시즈닝’ 역시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에 김치가루를 뿌려먹을 수 있는 제품이다. 최근에는 동원홈푸드도 김치를 이국 소스와 접목한 ‘김치 치폴레 마요’와 ‘김치 페스토 소스’를 선보였다.
한국에서 열풍인 ‘K-로제’ 소스도 이러한 흐름에 힘입어 해외로 번지고 있다. ‘K-로제’는 고추장에 크림, 우유 등을 섞은 퓨전 소스로, 국내에선 주로 떡볶이나 찜닭, 라면에 쓰이고 있다. 해외에서도 SNS를 중심으로 관심을 얻고 있는 레시피다.
업계 관계자는 “불닭볶음소스가 미국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으나, 여전히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매운맛에 약하다”며 “마요네즈, 치즈, 크림 등과 결합된 김치 및 고추장 소스는 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소스 시장에서 뛰어난 확장성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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