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전과 스마트싱스로 부모님 원격 케어
신혼부부, 1인가구 등 겨냥 후속 서비스도
삼성전자 직원이 14일 수원사업장 디지털시티에 위치한 CX·MDE(고객 중심 멀티 디바이스 경험)센터에서 'AI 라이프'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로봇청소기야, 엄마가 4시간 동안 활동이 없으신데 지금 어느 방에 계신지 보여줘.”
삼성전자가 오는 6월 새로운 AI 솔루션을 선보인다. 혼자 사는 부모님이나 어린 자녀를 둔 고객들은 삼성전자의 통합 연결 플랫폼인 ‘스마트싱스’와 각 가정에 설치된 AI 가전을 활용해 가족 구성원을 돌볼 수 있게 된다. 가전 시장 AI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AI=삼성’ 전략을 더욱 확장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14일 수원사업장 디지털시티에 위치한 CX·MDE(고객 중심 멀티 디바이스 경험)센터에서 AI 라이프 솔루션을 소개했다. 지난 2022년 10월 개관한 CX·MDE센터는 실제 가정집과 유사한 공간, 헬스·게임 환경 등을 1700평 규모로 구현해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AI 서비스를 테스트하고 재현해보기 위해 마련됐다. 개관 후 1만3000여명의 임직원이 방문해 자유롭게 활용했으며, 3000여 개의 스마트싱스 제품과 연결이 가능한 환경으로 조성돼있다.
삼성전자 직원이 14일 수원사업장 디지털시티에 위치한 CX·MDE(고객 중심 멀티 디바이스 경험)센터에서 ‘AI 라이프’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삼성은 이날 ▷부모님 ▷유자녀 가구 ▷신혼부부 ▷1인가구 등 4가지 유형의 고객을 대상으로 3가지 시나리오를 적용한 총 12가지 AI 라이프 솔루션을 제안했다.
가장 먼저, 연세가 많은 부모님을 위한 ‘AI 패밀리 케어’를 오는 6월 ‘스마트싱스’ 앱에 론칭한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고 가족들의 세심한 지원이 필요한 부모님을 위한 서비스다.
부모님 가정에 있는 TV, 냉장고, 정수기, 인덕션, 스마트폰의 사용 여부를 가족 구성원의 스마트싱스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부모님과 멀리 떨어져 지내는 자녀도 원격으로 가전을 제어할 수 있다.
특히, 부모님의 이상 활동을 감지해 위험 상황을 빠르게 알 수 있도록 한다. 아침에 부모님이 일어나 물을 마시거나, 휴대폰을 켜면 알림을 통해 오늘의 첫 활동을 알 수 있다. 부모님이 착용한 워치를 통해 걸음수나 활동 여부를 알 수 있고, 일정 시간 동안 활동이 없으면 보호자에게 알림을 제공한다. 부모님이 전화까지 받지 않는 경우, 보호자는 스마트싱스 앱에서 ‘비스포크 AI 스팀’ 등 로봇청소기를 통해 집 내부에서 부모님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 직원이 14일 수원사업장 디지털시티에 위치한 CX·MDE(고객 중심 멀티 디바이스 경험)센터에서 'AI 라이프'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허태영 상무는 “10월에는 로봇청소기가 집 안을 스캔하는 동시에 사람이 쓰러져있는 등 상태까지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더할 예정”이라며 “AI를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진화시키면서 세부적인 기능들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패밀리케어 서비스는 실제 가족관계와 관계 없이 이용자가 원하는 누구든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정재연 부사장은 “지금은 5명까지 이용 가능하며, 삼성 계정만 있다면 동거인이든 가족이든 고객이 원하는 사람을 기기와 연결시켜 같이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집 안에서의 모든 정보가 공유되는 것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특정 정보를 선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허태영 상무는 “똑같은 정보를 모든 가족이 받는 것도 불편할 수 있기 때문에 연령 등에 따라 직접 알람의 설정 정도를 직관적으로 컨트롤 할 수 있다”며 “가족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정보는 보이지 않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AI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삼성 가전 뿐만이 아니라 LG전자 등 타사 제품과의 연결성이 중요하지 않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허 상무는 “글로벌 가전 업체 15개가 들어와있는 HCA 협의체가 있어 스마트싱스에서도 LG전자 제품을 연결할 수 있고, 기본적인 AI 서비스를 연계할 수 있긴 하다”며 “그런데 삼성 제품에 숨어있는 기능은 스마트싱스로 연결했을 때 즐길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이기 때문에, 삼성제품을 쓴다면 다른 레벨의 AI 서비스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싱스로 여러 파트너사 제품을 연결할 수 있지만, 다른 통합 플랫폼에서 삼성 AI 가전 만의 차별화된 AI 서비스를 100% 누리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김현정 프로가 14일 수원사업장 디지털시티에 위치한 CX·MDE(고객 중심 멀티 디바이스 경험)센터에서 ‘AI 라이프’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삼성전자가 추구하는 진정한 AI는 ‘알아서 스스로’라는 점도 강조했다.
김현정 프로는 “지난 20년간 수많은 가전제품이 출시됐는데도 불구하고 실제 가사 노동은 10분 정도 감소했다는 통계가 있다”며 “이걸 보면 앞으로 AI가 발전해야 하는 방향은 고객이 필요한 시간에 ‘알아서’ 잘 작동해 고객의 시간·수고·걱정을 줄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은 “앞으로 다양한 AI 제품과 솔루션을 지속 선보이며 국내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AI 리더십을 더욱 확고히 할 것”이라며 “나이가 많으신 시니어를 돕는 ‘패밀리 케어’가 그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jakmeen@heraldcorp.com